김ㅈㅎ 박사의 이 모습 저 모습
2010/06/14/월/뙤약볕 덥기도 해라
오후 1시 반경이다.
“아야버지, 아파. 약….”
지후가 발가락을 움켜쥐고 아프다고 약을 발라달라고 한다.
요드팅크를 발라준다. 그래도 아프단다. 반창고를 붙여준다. 그러면 될까 싶어서. 그래도 괴로워한다. 이번에는 만금고를 발라준다. 안 된다. 이제는 울기까지한다. 안 되겠다. 병원에 데려 가야겠다.
“지후야, 병원에 가자.”
“베언?”
“그래 베언.”
걸려 가는데 왼쪽발을 절룩거린다.
“업어줄까?”
업는다. 14키로 나가는 아이니까 좀 무겁다. 왼손으로 내 허리띠를 잡고 오른손으로 우산을 들고 간다. 햇볕이 너무 따가워 모자를 씌우고 우산을 든 것이다. 한참 가다니까 좀 불편한지 내리고 싶단다.
“거여갈거야.”
우리 마을 ㅅㅅ의원에 도착하니 저심시간이라며 오후 진료는 2시 반이란다. 진료실에서는 의사가 화상회화공부중이다. 아이가 한 동안 기다리더니 아파서 해울음을 내놓는다. 진료시간이 되자면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안 되겠다. 커튼을 열고 들어가니 간호사가 다급한 내용을 알린다.
“발가락이 곪았군요. 누가 이렇게 깎았어요? 어른이 잘못입니다. 세균이 들어가 곪은 것입니다.”약을 처방하고 주사를 놓는다.
자꾸만 물어뜯어 발톱이 반쯤 달린 채로 걸르적거리더니 그걸 물어뜯은 것인가?
2010/06/15/화/33도라나?
크리스토퍼 관계로 나간다.
“아야버지, 어디 가?”
“학교 간다.”
학교 간다고 하면 안 따라나서고 혼자라도 남아 있는 아이다.
지후가 따라 나온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대문 밖으로 나가는 나를 까치발로 억지로 내다본다. 날 따라가고 싶긴 한데 내가 학교에 간다고 했으니 으레 남아있어야 하는 걸로 아는 아이니까.
같이 놀아줄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심심하여 울너머 나가는 나를 그렇게 볼까? 눈물이 울컥 치민다. 다른 일 없으면 지후하고 예솔이하고 놀아주어야지. 내년 3월이면 서울로 떠날 것들인데 그리하면 나는 보고 싶어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