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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의 <행복>

한봄김국빈 2010. 10. 26. 19:43

나는 요즈음 매주 수요일 오전에 남구청으로 간다.

드림피아 홀에서 <생활예절과 가정의례>에 대하여 공부를 한다.

공부라는 것은 참으로 즐겁다.

공부란 모르는 것을 깨우쳐 알게 되고

알던 것을 다시 확인하고

여러 사람들과 같은 내용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거기에서 시를 낭송하기도 되어 있다.

 

아래 시가 내가 낭송해야 할 시다.

 

낭송할수록 감주처럼 입에 단맛이 돈다.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