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기억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새끼를 꼬시고 어머니께서는 호롱불 밑에서 무명천으로 옷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그라드는 화롯불에 꽂은 인두로 동정을 다림질하기도 하고 볼을 대서 양말이나 버선을 깁던, 설이 가까워오는 겨울밤이었습니다.
“나달이 너무 빨리 흘러 설 때까지 다 할지 모르겠다. 1년이 하루같이도 빠르구나. 세월이 流水라더니 물이야 가두면 되지만 세월은 가둘 수도 없고….” 하시면서 세월의 빠름을 한탄하시던 모습이 오늘의 제 경우와 같다는 생각입니다.
요즘이야 가게에 나가서 옷을 사면 되지만 그 때는 일일이 만들어야 했습니다. 낮에는 들일을 하고 밤에는 바느질을 하는 형편이니 얼마나 시간이 빨리 흘렀겠습니까?
우리 학교 어린이와 학부모님, 그리고 교직원 여러분의 아낌없는 협조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시각까지 저를 무탈하도록 도와주시고 배려해 주신 선배 후배 지인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특히 말이 아닌 잠재적 교육과정(?)-성실, 정직, 우애, 경조, 인보 등-인 일상적인 행위로써 저에게 바른 가르침을 주셨던 부모님과 그에 못지않은 사랑과 보살핌으로 언제나 마음을 함께 하신 형님과 동생들에게도 깊디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내 요안나, 아들 토마스, 딸 마리아, 엘리사벳, 며느리 바울라, 사위 요셉, 박시현 등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 우리 60대 노부부의 최고 엔도르핀이자 영양제인 예솔, 지후, 지훈, 스테파노의 재롱이 더없이 귀엽습니다.
저의 42년은 참으로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나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2월 25일
봄비 내리는 수리 들리는 남도 교장실에서
어린이를 좋아하고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 菊滿 김국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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