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42년/▶대남국교

1994년 대구대남초등학교 6학년 오경신 장지선 조수현 김윤미 김민우 차진혁 배준우

한봄김국빈 2011. 9. 27. 07:16

 

 

 

 

 

1994.07.19.대남 오경신

 

우리들의 영웅 실과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6-2반 선생님 제자 오경신입니다.

선생님께서 이번에 다른 학교에 가시다기에 아쉬움을 안고 몇 자 적습니다. 우리 학교에 와서 우리들과 만난지 1년도 채 안되는 짧은 날들이었지만 우리들에게는 소중한 추억들이 될 것입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수학여행 때 우리 반과 같이 떠나신다는 말을 듣고 무한정 기뻤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처음 뵈었을 때는 그저 웃기는 선생님이라고만 생각하였지만 어느 날 선생님께서 휴지를 주서 우리 교실에 버릴 때부터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되었고 왠지 실과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얼마 전 제가 선생님에 대하여 일기를 썼는데 담임 선생님께 검사를 받고 쓴 글을 읽어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참 좋은 분이시지.’

하고 말입니다. 저도 이 말에 동의합니다. 선생님은 제가 만난 선생님들 중 최고이십니다. 다른 학교에 가시더라도 대남국교 6-2반은 잊지 말아 주시고 몸 건강히 계셨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1994년 7월 19일

제자 오경신 올림





 

 

 

 

 

1994.07.19.대남 장지선

 

실과 선생님께

실과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6학년 2반에 재학중인 장지선이예요. 날씨가 무척 덥지요? 선생님을 알게 된지 5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떠나신다니 정말 섭섭합니다. 저희 개구쟁이들을 가르치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실과 선생님과 함게 있던 시간이 제일 즐거웠던 것 같이요. 선생님은 누구와 함게 있던 시간이 제일 즐거웠어요? 우리들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6학년 2반 하면 생각나는 아이가 있죠? 바로 18번 김민우.

매일 실과 점수를 더 따기 위해서 어깨 주무르고 등 두들겨 주며 18번 18번 말하던 아이. 참 재미 있는 아이지요. 그렇ㅈ;만 지금은 많이 달라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12번 차진혁과 6번 배준우가 편지 못 써 드려서 죄송하데요.

참 선생님 어느 학교로 전근을 가시나요? 그 학교 주소와 이름 좀 적어주세요. 왜냐구요. 다음에 우리 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선생님께 편지를 또 띄우기 위해서지요. 선생님 그 학교에 가서 또 재미있고도 좋은 선생님 되세요. 이반 줄일게요.

1994년 7월 19일

6학년 2반 제자 장지선 드림

※선생님께서 부고 싶을 땐 수학여행 가서 모두 함께 찍은 사진 볼 거예요.

진담: 우리 반 아이들이요 실과 선생님을 “하늘에서 땅만큼 사랑한대요.” 한대요. <나두요>

6학년 2반들은 실과 선생님을 무지무지 사랑해요.






 

1994.07.20. 대남 조수현

 

김국빈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요즘 날이 갈수록 더워지고 있는데 건강은 어떠하신지요?

저는 지금 선생님께서 떠나시는 대남국민학교의 자랑스런 딸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인 6학년 2반에 있는 조수현이라고 합니다.

실과 공부를 할 때 그렇게 눈에 띄게 공부를 잘 한 것은 아니지만 실기에 많은 노력을 하였고 퀴즈 할 때도 제 나름껏 열심히 하여 저희 분단이 1등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퀴즈 할 때에 몇 번씩 손을 들었지만 기회를 주지 않으셔서 울 뻔한 적을 말입니다. 선생님께서 떠나신다고 하시는 말을 듣고 저희 반 모두 서운해 하였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지나가실 때 ‘오빠’ 하며 소리 높여 외쳤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학교에 가시더라도 열심히 가르쳐 주세요(그 곳 학생) 그럼 이만 줄일게요.

94. 7. 20.

대남의 선생님 제자 조수현 올림

(704-341) From 조수현 Cho Su-hyun 대구시 달서구 송현1동 대남국6의2)

※봄·여름·가을·겨울 너래 잊지 않을게요.

※지금으로부터 4시간 후면 만나질 못해 아쉽답니다.



 

 

 

1994.05.17.대남 김윤미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셔요?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할 때 선물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스승의 날 선물을 드리지 못한 점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늦게나마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몇 개월 안 되지만 실과 과목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가르쳐 주세요. 저도 열심히 공부 잘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제가 드린 선물 작지만 잘 간직해 주세요.

1994년 5월 17일

선생님을 존경하는 대구대남국민학교 6학년 8반 김윤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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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 학기 동안 대구대남국민학교에서 6학년 실과 전담교사로 근무하였다.

6학년 8반 김윤미 양이 내게 선물로 가져온 것은 석용산 스님 에세이 고려원에서 낸 <여보게, 저승갈 때 뭘 가지고 가지>였다. 

오경신, 장지선, 조수현, 김윤미 양, 김민우, 차진혁, 배준우 군들은 사교적이고 성실하였다고 기억된다.

남에게 베풀면서 살아가는 청년이 되기를 빈다.

이제 서른 살 아가씨 총각으로 내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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