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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1.1.
선생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셔서 더욱더 건강하시고 새해에는 다른 학교로 전근하지 마라 주십시오.
그럼 선생님 다음 학교에서 뵙겠읍니다.
선생님의 자랑스러운 제자 명희가
1982.1.3.
선생님께
선생님, 그 동안 안녕하셨읍니까?
선생님 가정에 새해 행운이 깃드시길
빌겠읍니다.
전 이제 6학년이 된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 같읍니다.
지난해는 착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소영이가
아니었읍니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입니다. 6학년땐 꼭 착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소영이가 되어 보겠읍니다.
선생님, 전 방학 동안 아무데도 간 곳이 없어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니 학교 갈 날만
기다려집니다.
선생님, 우리 개구장이들이 보고 싶지
않으세요. 정말 떠들기로 유명한 우리 반
이었던 것 같읍니다.
전 5학년 친구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자주 싸운 친구가 많거든요.
많이 싸우는 친구는 매우 친한 친구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선생님, 전 방학만 되면 게을러지거든요.
올 겨울 방학엔 이 버릇을 고쳐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버릇 고치기란 참
힘든 것 같아요.
올 겨울 방학엔 버릇도 깨끗이 고치고
보람 있는 방학에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선생님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1982년 1월 3일
소영 올림
630 중구 남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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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이는 경필쓰기를 반에서 가장 잘 한 것으로 기억한다.
위의 편지도 그가 쓴 그대로를 옮겨 놓은 것이다.
소영이가 가장 친한 친구는 이상희였지 아마.
1983.1.8.
선생님께
소한이 지났는데도 겨울 날씨는 봄날 같이 따스합니다.
선생님, 그 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저도 몸 건강히 잘 있읍니다.
이제 제가 졸업할 날도 몇칠 안남았읍니다.
무척이나 서운하고 슬퍼요.
선생님은 제가 6년 동안 가르쳐 주신 스승 중에서 제일 좋으신 분이예요.
스승을 누구는 좋고 누구는 안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 선생님이 좋아요.
참! 제 카드 받아 보셨어요?
받아보시면은 받았다는 엽서라도 띄워 주시지요. 얼마나 기다렸다구요.
선생님!
명희는 이제 침착하고 얌전에 질거여요. 중학생이 되니까요.
또 중학교에 들어가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릴꺼여요.
선생님 그럼 몸 편히 안녕히 계셔요.
꼭 꼭 답장해 주셔요.
1983년 1월 8일
선생님의 영원한 제자가 되길 원하는
명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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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랑쾌활하던 명희의 편지다.
그 뒤에 엽서를 보내 준 걸로 기억하는데...... 얼마나 기다렸을까? 미안하네, 명희 양.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길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