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을 찾습니다.
누가 알고 있거나 비슷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이라면 귀띔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가 내게 보낸 메일이 있습니다.
아래 편지 이후로는 소식을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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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 김재형 입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한번도 찾아뵙지 못해 죄송 합니다.
늘 선생님을 찾아 뵙고 싶었지만, 제가 성의가 없어 못 찾아뵙습니다.
지금 저는 중국의 천진이라는 도시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선생님의 모습도 많이 변하셨겠죠?
지금도 가끔씩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저에겐 평생 잊혀지지 안는 은사이신 선생님~~
제가 지금 한국에 있었더라면, 한번쯤 찾아 뵙고싶은데~~
죄송합니다.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입니다.
선생님도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내년에도 선생님께서 계획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멀리서 나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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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그가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입니다.
오상봉(吳相奉) 이용만(李龍萬) 구형준(具亨俊) 김상극(金尙克) 김세헌(金世憲) 김민헌(金民憲) 지명희(池明姬) 박희은(朴熙銀) 김소옥(金小玉) 진미향(陳美香) 이동영(李東英) 노영숙(盧永淑) 구필수 김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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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재형이와 관련되는 내용입니다.
형이의 선물1)
<대구 국교 교사> 김국빈
지난해에 가르쳤던 아이들이 접고 또 접은 손수건과 꽃을 건네주며 싱긋 웃는 모습을 보던 형이가 뒤통수를 긁적거린다.
『아! 참, 오늘이 선생님 날이지, 선물을 드려야 하는데….』
『나는 매일 받는데. 형이의 선물은 아침마다 공손하게 하는 인사가 제일 좋아.』
작은 실눈이 감기도록 웃는다.
『그게 뭐….』
한동안 망설이는 듯하더니 교실 문을 나갔다. 한참 뒤에 헐레벌떡 달려오는 형이의 손에는 약봉지가 꼭 쥐어져 있었다. 불쑥 내 앞에 내민다.
『선생님, 이 약 잡수세요. 약국 아저씨가 이 약을 드시면 피로가 풀리고요, 힘이 생긴대요.』
나는 애써 감추려고 했었으나, 형이는 가끔 나의 피곤한 모습을 훔쳐본 게 틀림없었다.
1) 1984.6.24. 『소년조선일보』 「교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