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42년/▶와룡초교

20090629 김현수에게

한봄김국빈 2010. 11. 8. 13:30

사랑하는 현수에게


현수가 입대한 날이 2009년 5월 11일이니 네가 입대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는구나. 너의 군생활을 적은 편지를 보니 늠름한 대한의 남아로 다시 태어난 듯하여 매우 마음 흐뭇하구나. 처음에는 군생활이 잘 적응되지 않아 힘들고 어렵지만 너의 편지를 읽으니 그런 모습이 약간만 비치고 마음 다잡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참으로 대단한 현수구나.


너의 글-나와의 추억-을 읽으니 그 옛날 추억이 떠올라 그 날이 그립기도 하구나. 그러나 기억에 없는 내용도 있으니 그만큼 세월이 흘러 망각 속에 잊혀졌다고나 할까, 또 한편으로는 별로 잘해 주지도 못했는데 과분하게 표현해 주어 미안스럽기도 하구나.


늠름한 현수야, 첫 휴가 오면 나에게 연락해라. 입대하기 전에 돼지 막창 구워먹기로 한 약속 늦게나마 지키고 싶다. 요즈음도 그 안지랑이 막창골목을 지나치면 현수 생각이 난단다. 현수가 좋아하는 고기를 사 주고 싶었는데 마침 이런 저런 일로 널 그냥 보내게 되어 미안하다.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사람은 으레 군에 입대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 않느냐? 더구나 현수는 평범한 군인이 되기 싫어 해군에 입대했으니 남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겠구나. 인생의 길에는 쉽고 재미있는 일만 있는 게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기 마련이다. 하느님께서는 어려운 일을 얼마나 슬기롭게 잘 해결하느냐를 시험해 보기도 한단다. 의지가 약한 사람은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지만 보통 조금만 의지가 굳다면 다 해쳐나갈 수 있는 일이니 너도 그것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혹시나 시간이 나면 다음 인물을 찾아보아라.

커넬 할랜드 샌더스와 레나마리아, 그리고 아놀드 슈워제네거, 권영민 등 국내외에서 어려움을 이기고 낙망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여 성공한 이야기이다.

화, 목요일에는 6학년 어린이 10명씩을 교장실로 불러다가 점심도 같이 먹으면서 위에 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여 쉽게 꺾여서는 성공할 수 없으면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을 거둔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단다.


사랑하는 현수야, 그리고 믿음직스러운 현수야, 군생활은 다른 사람들과의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므로 그들과의 조화로운 협동생활도 잘 해야 한다. 말 안 해도 잘 알겠지만 사람이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회적인 동물임을 잘 생각하여 서로 도우며 의지하고 힘을 보태면 어려움도 잘 이겨나갈 수 있단다.


현수야, 지금 이 시각에는 무엇을 하느냐? 힘든 훈련을 하고 잠깐 쉬는 휴식시간일 수도 있고 잠이 쏟아지는 취침 시간일 수도 있겠지. 그런 시간이라면 이곳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의 고마움을 생각하면 좋겠다. 나를 이렇게 낳아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면 좋겠다. 부모님은 언제나 너를 어린이로만 생각한단다. 80세의 아버지가 60세의 아들에게 길갈 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한다는 얘기도 있지 않느냐?


사람의 일에 있어서 성공은 머리의 좋고 나쁨보다는 얼마나 마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꼭 명심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길 바란다.

군부대에서 가톨릭 교리공부 열심히 하여 세례를 받도록 바란다.

세례 받는 대로 연락주면 반갑겠다.

그럼 또 다음에 연락하자.

2009.6.29. 대구남도초등학교에서 현수를 사랑하는 김국빈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