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문뒤풀이, 과부소리

어문뒤푸리(언문뒤풀이)

 

가갸거겨 가신님은 거년에 소식 돈절하다

고교구규 고대하니 구곡간장이 다 녹는다

나냐너녀 나의 회포 너 부대(부디) 전해라 기려기야(기러기야)

노뇨누뉴 노상핫도(화투?) 눈쏘기고(속이고) 지내간다

다댜더뎌 다려갈기야 너무나 더덤도 더디도다

도됴두듀 동산우에(동산위에) 두견새 소래(소리) 슬피난다

라랴러려 라겸성은 력력히 오기만 기다린다

로료루류 로든 정민 눈앞에 완연히 상사난다

마먀머며 마음 안에 먹은 맘 있나니 임의 생각

모묘무뮤 모진 시나 무심한 눈물을 자아낸다

바뱌버벼 밝은 달을 평상(평생) 아내 자식하니(자식 생각)

보뵤부뷰 보고십퍼(보고싶어) 부지중 눈물이 소사난다

사샤서셔 상사난 몸 서름에 기워서(겨워서) 못살겠네

소쇼수슈 소소 우난(우는) 수심중 수심을 자아낸다

아야어여 아버지와 어머님 정회가 지중하여

오요우유 오매불망 우리 님 그리워 못살겠네

자쟈저져 자라더니 적적한 공방에 외로운 몸

조죠주쥬 조우드니 하눌에(하늘에) 기력기(기러기) 슬피 운다

차챠처쳐 창문 밖에 처량한 실소래(실소리) 소래로다(소리로다)

초쵸추츄 촛불앞에 조용히 홀오(홀로) 안자스니(앉았으니)

카캬커켜 갈긋든(같은) 마음 컴컴한 지옥도 그님 엄내(없네)

코쿄쿠큐 코을 굴여(코를 골며) 쿠루루쿨쿨 잠을 잔다

타탸터텨 탄식하니 터지는 가슴을 뉘가 아리

토툐투튜 통곡튼이(통곡터니) 툭툭 치면서 닭이 운다

파퍄퍼펴 팔자 한탄 퍼붓난 눈물 뉘금자라

포표푸퓨 포박 신새 풀낭에 두루두루 부평초라

하햐허혀 할 일엄 허연애 내꿈이 허사로다

호효후휴 호연후사 후생에 연분이나 매저보새(맺어보세)

 

 

 

가부순래(과부소리)

 

애병이라(해방이라) 애병대라(해방돼라)

지용진병(징용징병)을 다가고

한문 가시면(한번 가시면) 못오시나느

일천구백 사십오년

팔월십오일 해방대야(해방되어)

열락산에(연락선에) 모을 살고(몸을 싣고)

한국나라를 건너서이(건너 서니)

문전문전 태극기요

거리거리 만세소리

나매집 낭군임는 다 오선는대(남의 집 낭군님은 다 오셨는데)

미국 유람을 가선는지(가셨는지)

원자폭타내 마진지(원자폭탄에 맞았는지)

가매솟태(가마솥에) 쌀문 강아지(삶은 강아지)

꿍꿍 진글랑 오실는가(컹컹 짖걸랑 오실는가)

써근밤도토리(썩은 밤 도토리) 되동산에시머(뒷동산에 심어)

셋싸기(새 싹이) 나글랑(나거든) 오실는가

평풍에 그림 장달(병풍에 그린 장닭)

꼭꼭 울거든 오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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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7일 아버님(휘 영희) 여섯 번째 忌日에 갔을 때, 6월 8일 아침 큰집 종형수님이 젊으셨을 때 적은 글이라며 틀리지 않고 소리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