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42년/▶본리국교

본리의 친구들 보고싶어요

한봄김국빈 2009. 12. 27. 15:07

1990. 8. 21.

시준영

 

김국빈 귀하

704-340

 

김국빈 선생님께

 

선생님 무더운 날씨에 안녕하신지요?

저는 4학년 때 선생님 제자 준영입니다.

그동안 제 소식이 없으셔서 서운하지 않으셨는지요? 만일 서운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기쁜 소식이 잇습니다. 그때 미리 알려 드렸어야 하는데.

5학년 올라와서 4월 말 고사 때 올백점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5월말 고사에서는 아깝게도 3개 틀렸습니다.

그렇지만 4학년 때 10~20개씩 틀리던 나라선 큰 영광입니다 선생님.

지금 (5학년) 선생님 덕도 되겠지만 (4학년 때 가르쳐 주신) 선생님 덕도 크십니다.

지금 선생님도 선생님만큼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게서 전근을 가시니 선생님 웃으시는 얼굴을 보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만약 이 편지를 읽으시고 답장을 보내시려거든 선생님 사진 한 장을 보내주셔요. 저도 한 장을 끼워서 보내겠어요.

그리고 또 다시 기쁜 일이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내가 느리다고 언제나 걱정하셨지만 지금은 느리다는 소리를 안 들을 정도로 빨라졌어요.

선생님 보고 싶어요.

그럼 이만 글을 줄이겠어요. 안녕히 계셔요. 그리고 언제나 건강하십시오.

1990년 8월 21일

4학년 때 제자 준영 올림

-----------

㈜ 준영이의 편지는 정성이 가득하다. 또박또박 띄어 쓴 글씨, 자신의 새로운 근황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과 선생님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절절이 묻어 있다. 사진을 동봉하였는데 편지 묶음 상자에 빗물이 들어 사진이 훼손되어 참으로 미안하다.

 

--------------------------

 

선생님께

저 선생님, 혹시 저를 잊으시지는 않으셨는지요? 저는 선생님의 3년 전 제자 시준영입니다. 지금 어쩌면 이사를 하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올해 이렇게 편지 드리는 것은 작년에는 편지 못 드리다 올해의 성탄 이브날 책상의 유리 사이에서 웃고 계시는 선생님 사진 한 장을 보고 선생님을 떠올리고 이 편지를 씁니다. 저는 이제 벌써 중학생입니다. 중학교 생활은 국민학교와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중학교 1학년 생활을 이겨내고 벌써 겨울방학을 맞이했습니다. 저는 국민학교 선생님 중 가장 좋게 남는 분이 4학년 때 저의 담임이셨던 선생님과 5학년 때의 담임이셨던 이영분 선생님이십니다.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기억에 좋게 남아있으나 주소가 확실치 않아 지금은 소식이 없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과는 편지가 몇 번 오갔기 때문에 주소가 남아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선생님의 인상이 좋았습니다. 처음 선생님을 보았을 때 지긋한 미소와 웃음이 좋았고 또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남사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 혹시 이사를 가셨더라도 소식이 닿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을 확신합니다. 선생님, 답장을 바랍니다. 그동안의 여러 소식 들려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이사 갈 것이면 때와 주소를 적어 주십시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1992년 12월 24일

제자 시준영 올림(1986년 제자)

 

 

(답필)

시준영이는 1986학년도 4학년 3반이었다.

도수 국수 사수 산수 자수 체우 음수 미수 실수

기지가 번뜩이고 잘 협조하며, 청소년단체(아람단) 활동에 남다른 흥미를 가지고 활동하는 마음 착한 어린이였다고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