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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落款)

[요점] 낙관(落款) ; 작품 본문을 모두 쓰고 다음에 좀 작은 글씨로 출처, 때, 곳. 호, 성명 등을 쓰고 도장을 찍는 것을 낙관이라 한다.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준말로 ‘落成은 일을 모두 마쳤다’이고 ‘款은 도장을 찍다’ ‘識는 기록하다’이다. 두인(頭印), 한장(閑章) ; 작품글 시작하는 첫머리에 글씨보다 높지 않게 찍는다. 읽기 시작하는 부분을 알려주는 예의로서 찍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요즘엔 공모전에 찍지 않고 낸다고도 한다. 성명인(姓名印) ; 성명인은 음각(陰刻)으로 새겨서 백문(白文)으로 찍힌다. 낙관글씨의 바로 밑에 도장의 반이나 하나 쯤 띄우고 찍는다. 아호인(雅號印) ; 호인은 양각(陽刻)으로 새겨서 주문(朱門)으로 찍힌다. 성명인 아래에 도장크기의 한 개 또는 한 개 반을 띄..

티비문학관 <꿈>

티비문학관 《꿈》 원작: 이광수 출연진: 하미혜, 정종준, 박상규, 이대로, 최주봉, 곽정희, 김기복, 이일웅, 공경구, 황민, 임성민, 최현철, 최용호, 박선희, 정민 줄거리: 수도승 조신은 우연히 알게 된 태수의 딸 달래의 미모에 반하게 됩니다. 달래에게 벼랑에 피어 있는 꽃을 꺾어다 준 후 사모하는 마음은 날로 더해 상사병까지 이릅니다. 이에 조신은 큰스님에게 그 고통을 고백하고 고통을 덜어주기를 간청합니다. 큰스님은 사흘 안에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고는 법당에서 나오지 말라는 당부를 하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LD7OJtGyWbQ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뭇군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윳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군 각다귀들도 귀치 않다. 얽둑배기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선달에게 낚아보았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장에서 한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 있을까.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 “오늘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 걸?” “달이 뜨렷다?” 절렁절렁 소리를 내며 조선달이 그날 산 돈을 따지는 것을 보..

김동인 <감자>

감자김동인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 (사농공상의 제 이 위에 드는) 농민이었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이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 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열다섯 살 나는 해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십 원에 팔려서..

정비석 <산정무한(山情無限)>

산정무한(山情無限) 정비석 내금강 역사(驛舍)에 도착. 어느 외국인의 산장을 그대로 떠다 놓은 듯이 멋진 양관(洋館) 외금강 역과 아울러 이 한국식 내금강 역은 산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무한 정다운 호대조(好對照)의 두 건물이다. 내(內)와 외(外)를 여실히 상징한 것이 더 좋았다. 십삼야월(十三夜月)의 달빛 차갑게 넘실 거리는 역 광장에 나서니, 심산(深山)의 밤이라 과시(果是) 바람은 세찬데, 별안간 계간(溪澗)을 흐르는 물소리가 정신을 빼앗을 듯 소란하여 추위는 한층 뼈에 스민다. 장안사(長安寺)로 향하여 몇 걸음 걸어가며 고개를 드니, 산과 산들이 병풍처럼 사방에 우쭐우쭐 둘러선다. 기쓰고 찾아온 바로 저 산이 아니었던가고 금새 어루만져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힘껏 호흡을 들여마시니, 어느덧 간..

민태원 <청춘예찬(靑春禮讚)>

청춘 예찬(靑春禮讚) -민태원-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理性)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萬物)은 죽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 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인생에 따뜻한 봄..

황순원 <소나기>

소나기 황순원 소년은 개울가에서 소녀를 보자 곧 윤 초시네 증손녀(曾孫女)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녀는 개울에다 손을 잠그고 물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서는 이런 개울물을 보지 못하기나 한 듯이. 벌써 며칠째 소녀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물장난이었다. 그런데, 어제까지 개울 기슭에서 하더니, 오늘은 징검다리 한가운데 앉아서 하고 있다. 소년은 개울둑에 앉아 버렸다. 소녀가 비키기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요행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소녀가 길을 비켜 주었다. 다음 날은 좀 늦게 개울가로 나왔다. 이 날은 소녀가 징검다리 한가운데 앉아 세수를 하고 있었다. 분홍 스웨터 소매를 걷어올린 목덜미가 마냥 희었다. 한참 세수를 하고 나더니, 이번에는 물 속을 빤히 들여다 본다. 얼굴이라도 비추어 보는 ..